[이슈왈왈 2020]6월 4주 _ 문화예술계를 향한 국회 권력의 오남용 외 3편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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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화예술계를 향한 국회 권력의 오남용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는 정부 예산으로 문화예술의 창작과 국제 교류를 지원하는 공공기관이다. 정부 부처가 그렇듯 문예위 역시 연말에 다음 해의 예산 편성 계획을 국회에 제출하고 심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국회 발 끼어들기 사업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


문화예술계에 행사하는 국회의 권한과 권력이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국회의 ‘낙하산 사업’으로 일컬어지는 해당 사건은 다음의 세 가지 성격을 띄고 있다. 국가 권력이 언제 어디든 문화행정에 개입할 수 있다는 위력, 그에 따른 다수의 피해, 문화행정 기구에 대한 독립성과 자율성의 침해. 이는 공교롭게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의 폐해와 비슷하다.

국회 지정 사업은 문예위의 통상적인 공모 사업보다 많은 금액(1억~5억)을 지원 받았다. 또한 기초예술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문예위의 성격과도 맞지 않는 사업들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갑자기 치고 들어왔다. 일련의 과정을 보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서 드러난 국가권력 오남용의 심각한 문제가 2020년에 재현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지금이라도 문화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의정 감시 활동이 필요하다. 문예위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 쇄신을 꾀하고 있는 만큼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처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참고기사

[국민일보] 공모 서류도 내지 않고… 문예위 낙하산 사업 너무해


2. 이미 차별 위에 선 공정은, 공정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1호 사업장인 인천국제공항이 1900여 명의 보안 검색 요원들을 정규직 ‘청원경찰’로 전환하겠다고 밝히자 관련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공기업 비정규직 정규화를 그만해 달라는 청원에 사람이 몰리고, 보수언론은 이때다 싶어 ‘운빨’ ‘편승’ 조롱을 담은 ‘K직고용’ 등을 제목으로 단 기사를 쏟아내며 논란을 부추겼다. ‘무너진 공정을 바로 세우기 위해’ 국회에는 ‘로또취업방지법’까지 등장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논쟁은 처음이 아니다. 기간제 교사나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싸고도 같은 논란이 벌어졌다. 그때마다 눈에 띄는 단어가 있다. ‘공정’이다. 공기업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이들 대부분은 ‘경쟁 채용’을 하지 않음으로써 그 경쟁을 위해 노력한 이들이 보상 받지 못한다는 ‘불공정’함에 분노한다. 어렵고 어려운 취업 시장에서 그 마음이 무엇일지 한편으론 이해가 되지만 결국 물음표가 남는다. 도대체 무엇이 ‘공정’인가.

비정규직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고, 만들어져서도 안 되는 고용 형태다. 고용을 유연화한다며 노동자를 나누고 위험과 낮은 임금으로 내몬 것이 비정규직이다. 때로는 능력이, 때로는 성별이 그 차별을 정당화하는 기준이 되었다. 결국 ‘노오력’이 부족해서다. 다시 한번 묻게 된다. 비정규직이 일터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고 그들의 고용안정성이 보장되는 상황이었어도 이 같은 논란이 발생했을까? 만약 그랬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선택’의 문제가 되었을 수도 있다. 차별을 인정하고 그 위에 선 공정은 공정이 아니다. 노동자 모두에게 안전한 일터와 업무에 합당한 임금, 고용안정성이 보장되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다. ‘경쟁’만이 최선의 기준이 되는 사회 또한 이미 공정한 사회가 아니다. 자본과 정부가 내놓은 차별의 논리에 우리 사회가 그대로 길들여져 버린 것은 아닌지 뒤돌아볼 때다.


참고기사

[서울신문] “서울대 나오면 뭐 함?” 인천공항 정규직 반대…靑청원 15만(종합)


3. SNS를 통한 발언과 연대, 다양한 사회운동의 방식


10대와 K팝 팬들의 방해공작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 현장을 흥행실패로 만들었다고 21일 뉴욕타임스, CNN 등이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 측은 털사 유세 현장 무료 입장권을 받기 위해 100만명이 신청했다고 했지만, 이날 1만9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오클라호마 은행센터(BOK)에는 고작 6200명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행사들이 취소되는 가운데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가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를 열었다. 퀴어 퍼레이드에 참가하려면 온라인 공간에서도 똑같은 외출 과정이 이뤄진다. 원하는 머리 모양과 감정 상태를 선택해 나를 대신하는 아바타를 만들고, 옷과 액세서리를 입힌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 “우리의 연대는 혐오보다 강하다” 등의 메시지가 적힌 깃발을 선택하면 실제 퍼레이드를 떠올리는 차도를 배경으로 나의 아바타가 등장한다. 현재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에는 2만 4천 여 명이 참여했으며 이들 중에는 혐오 세력도 포함돼있다. 

더이상 온라인 공간은 ‘가상’의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틱톡에서의 자기 발언과 자기 표현은 개인적이기 때문에 더욱 주체성을 띄며, 취향과 가치관의 공감을 ‘리트윗’과 ‘팔로잉’으로 드러내며 연대한다. 어려서부터 인터넷 기기를 자연스럽게 접한 10~20대가 SNS의 주 사용자 층을 이루며,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Z세대’의 특성이 온라인 활동에 이어 오프라인, 곧 현실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은 빠르고 접근 용이한 온라인 특성을 이용해 사회적 현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부조리와 폭력, 차별에 맞서기 위해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개입한다. SNS와 스마트폰을 무기 삼아 “없던 길도 만들”어 내며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갈 그들만의 운동 방식을 기대해 본다. 


참고기사

[경향] 트럼프 시대에 미국 10대로 살아가기…틱톡 · Kpop 대동단결 ‘방해공작’

[한겨레]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코로나도 막지 못한 ‘퀴어퍼레이드’


 기획이슈 | 기후왈왈   


4. 한전, 미래를 파괴하는 석탄발전을 멈춰라

6월 26일, 한전 이사회가 열린 한전아트센터 앞에 다양한 시민단체가 모여 석탄투자를 반대하고 있다 (출처: 청년기후긴급행동)


수익성이 부족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한다는 국내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이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석탄발전소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결국 해외 석탄발전소 사업을 강행한다. 지난 6월 26일 한전 정기 이사회에서 의결 보류 결정이 났으나, 한전은 지난 30일에 임시이사회를 기습적으로 열어 단일 안건으로 자와 9·10호기 석탄발전소 투자 계획을 상정한 뒤 통과시켰다.

석탄발전은 미래를 파괴하는 사업이다. 인류는 전례 없는 기후변화라는 위기를 앞두고 있다. 기후위기의 주범은 온실가스 배출인데, 그중 석탄발전은 가장 큰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꼽힌다. 그리고 석탄발전은 오늘날 우리 건강을 파괴하는 사업이다. 석탄발전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도 꼽힌다. 작년 12월,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으로 석탄발전 감축과 발전출력 제한을 실시하기도 했다. 해외에 석탄발전소를 건설한다 한들 우리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석탄발전은 환경적으로 문제가 많을 뿐더러 사업적으로도 미래가 어둡다. 해외 투자사들은 석탄 발전이 좌초자산이라 일찌감치 투자 목록에서 발을 빼고 있다. 특히 한전의 이번 사업의 경우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사업성 부족이라고 평가받기도 했다.

석탄발전은 미래를 박살내는 사업이다. 한전은 지금이라도 해외 석탄발전소 사업을 중단함과 동시에 국내 60여 기의 석탄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고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참고기사

[경향비즈] 한전, 인도네시아 석탄발전 사업 결국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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