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소식


연대활동60+기후행동 납세자의 날 맞이 '어슬렁 현장 시위' 연대활동

2022-03-03
조회수 1617

60+기후행동 납세자의 날 맞이 '어슬렁 현장 시위' 연대활동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기후위기부터 해결하라

지난 1월, "우리가 달라져야 미래가 달라진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60+기후행동이 창립했습니다. 그동안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노년 세대가 책임을 통감하며, 기후행동을 추진하기 위해 결성했다고 해요. 이번 3월 3일 납세자의 날을 맞아, 국회의사당 앞에서 60+기후행동의 첫번째 행동이 진행되었습니다.


문화연대 박이현 활동가가 연대 발언에 함께 하여, 기후위기와 관련해 지자체와 국회의 비상선언은 있었지만 아직 실효성있는 사업이 없다고 비판하였습니다. 또한 말보다 행동이라는 말이 있듯 정책 공약만큼 세금 집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어요.


참가자들은 짧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2~3명이서 조를 이뤄 피켓을 들고 국회 주변을 어슬렁 어슬렁 걸어다녔습니다. 큰 소리를 지르거나 바닥에 드러눕고 길목을 봉쇄하는 것처럼 격정적이진 않았지만, 참가자들은 자신의 나이와 신체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을 것입니다. 저마다 기후위기를 해결해야한다는 굳은 책임을 가지고, 느리지만 단단한 걸음을 이어갔습니다.









60+기후행동, 납세자의날 성명서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기후 위기부터 해결하라
3월 3일 납세자의 날을 맞아 정부와 국회에 강력 촉구한다


납세 의무는 국방, 근로, 교육 의무와 함께 우리 헌법이 규정한 국민의 4대 의무입니다. 이 가운데 근로와 교육 의무는 의무이자 권리인 반면, 납세와 국방 의무는 전적으로 의무입니다. 세금이 없으면 나라를 운영할 수 없고 국방이 부실하면 나라를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금을 내는 일과 국경을 지키는 일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납세와 국방은 국가의 존립 근거입니다.

오늘은 3월 3일 ‘납세자의 날’입니다. 1973년 국가가 정식 기념일로 지정한 지 반세기가 지났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념일이 있는지 아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와 국군의 날은 말할 것도 없고 근로 의무(권리)는 노동절, 교육 의무(권리)는 스승의 날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하지만 납세 의무와 납세자의 날은 거리가 멀기만 합니다. 납세 의무에 대한 국민의 일반적 감정이 부정적이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 납세 의무처럼 포괄적인 국민의 의무는 없습니다. 국방의 의무는 남성에게만 해당되고 그것도 일정 시기가 지나면 의무에서 벗어납니다. 근로와 교육 의무도 영유아기나 노년기와는 무관합니다. 하지만 납세 의무는 전 국민의 전 생애에 걸쳐 있습니다. 소득이 없는 국민이라 하더라도 소비하는 순간 세금(간접세)을 내야 합니다. 어린이나 노약자도 소비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습니다. 직간접으로 세금을 내지 않으면 정상적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납세와 납세자에 대한 국가와 국민의 인식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 같은 평범한 시민에게 세금은 ‘내는 것’이었습니다. 국가가 정한 금액을, 국가가 정한 기일 안에 ‘무조건 내는 것’이 세금이었습니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국가 예산을 누가, 왜, 어떻게 편성하는지, 또 그렇게 편성된 예산을 누가, 왜, 어떻게 집행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국회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고, 우리도 큰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성실하게 납부하면 그만이었고, 국가는 자기 방식대로 집행하면 그만이었습니다.  


오늘 납세자의 날을 맞아 우리는 묻고자 합니다. 평생 세금을 내왔는데 우리 삶은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 정치인과 관료, 기업인은 왜 존경받지 못하는가. 국가를 자랑스러워하는 국민이 왜 그렇게 많지 않은가. 납세 의무는 왜 신성하다고 여기지 않는가. 월급을 받기도 전에 세금부터 떼어주고, 커피 한 잔, 소주 한 잔을 마실 때도 세금을 내는데 왜 국가가 우리를 보호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우리는 왜 심리적 안정과 사회적 안전을 누리지 못하는 것인가.  

개인의 삶은 안정되지 않고 세상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갈수록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살아갈 날이 많지 않은 우리 노년은 이런 사태를 감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살아갈 날이 더 많은 미래세대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청년이 꿈과 희망을 갖기 힘든 세상, 어린이가 멋진 미래를 상상하지 못하게 된 세상은 뭐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자녀가 부모보다 더 불행해지는 이런 시대는 유례가 없는 매우 이상한 시대입니다. 

내면의 안정감과 사회의 안전망을 뿌리째 뒤흔드는 가장 큰 위협은 다름 아닌 기후 위기입니다.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 시기보다 2도 이상 올라가면 우리의 미래는 사라집니다. 그런데도 정치와 행정, 기업과 시장은 태연해 보입니다. 코앞이 벼랑인데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합니다. 이대로 가면 공멸인데 멈출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범죄입니다. 미래세대로부터 미래를 강탈하는 범죄입니다. 우리에게 이 세상을 물려준 이전 세대에 대해서도 범죄입니다.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못한다면, 즉 ‘지구의 불’을 끄지 못한다면 조만간 우리에게 닥칠 상황은 상상하기조차 두렵습니다. 해수면이 상승해 난민이 폭증하고,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식량 전쟁이 벌어질 것입니다. 폭염과 한파, 폭우와 가뭄이 계속될 것이고 신종 전염병이 창궐할 것입니다. 이 같은 비상사태가 장기화하면 지금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듯이 가난한 나라부터, 힘없는 사람들부터 피해를 당합니다. 결국에는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인류의 파국입니다. 

마음을 모아 새로운 길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가다가 절벽에서 떨어질 것인가. 절체절명의 시기입니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우리 노년들이 참다못해 나섰습니다. 국가에게 묻습니다. 국가는 왜 30년, 50년 앞조차 내다보지 않는 것입니까. 정치인들에게 묻습니다. 왜 선거철에만 유권자에게 굽신거리는 것입니까. 기업인들에게 묻습니다. 무엇을, 누구를 위한 생산입니까.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도 묻습니다. 우리는 왜 세금을 내는 것입니까.

오늘 우리는 선언합니다. 납세자가 주권자입니다. 선거철에만 잠깐 호명되는 유권자는 주권자가 아닙니다. 주권의 극히 일부만 행사하는 투표권자일 뿐입니다.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우리 납세자가 진짜 주권자입니다. 납세는 의무인 동시에 ‘신성한 권리’여야 합니다. 세금을 내는 만큼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감시하고 주장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조세제도에 대해, 예산 편성과 집행에 대해 그때그때 잘잘못을 가려내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낸 세금이 우리 자신을 위해, 그리고 미래세대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우리의 권리를 관철시켜야 합니다. 


우리가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우리가 먼저 움직여야 국가가 움직이고, 국가 움직여야 기업과 시장이 따라 움직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힘 있는 자’들은 민주주의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를 진전시켜온 것은 언제나 우리 ‘힘없는 자들의 힘’이었습니다. ‘힘없는 자들’이 입을 열 때 힘이 생깁니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 ‘말을 하게’ 해야 합니다. ‘말하는 세금’이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납세자의 권리를 강력하게 주장해야 합니다. 우리 납세자가 주권자이고 주권자가 국가에 대한 명령권자입니다.  

납세자의 날을 맞아 우리 노년은 요구합니다. 납세자가 낸 세금을 납세자의 행복을 위해 쓰십시오. 우리가 낸 세금을 우리의 자녀와 손주의 미래를 위해 쓰십시오. 지금 이 순간에도 각종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지구 종말의 시계’가 자정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 ‘60+기후행동’은 납세자의 날을 맞아 납세자가 주권자임을 재확인하고, 우리의 혈세가 우리 자신은 물론 미래세대를 포함한 모든 국민의 심리적 안정과 사회적 안전에 쓰일 수 있도록, 그리하여 더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쓰일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1. 정부는 우리가 낸 세금을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데 우선적으로 사용하라.

1. 정부는 2023년 시행 예정인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제도’를 강력하게 추진하라.

1. 정부는 기업과 시장이 탄소중립 정책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라.

1. 노년을 포함한 모든 시민은 우리의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적극 감시한다.


2022년 3월 3일

노년이 달라져야 미래가 달라진다, 

60+기후행동